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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각국의 독특한 보드게임과 문화: 전통 속에 숨겨진 전략과 심리
    보드게임 2025. 4. 12. 12:30

    현대 보드게임에 영향을 준 전통 게임들

     

    세계 보드게임

     

    1. [에티오피아 전통전략게임 '게브타': 고대 문명을 계승한 흙 위의 체스]


    에티오피아의 전통 전략 게임인 '게브타(Gebeta)'는 오랜 세월 동안 구전되어온 문화유산으로, 

    오늘날에는 여전히 시골 마을에서 흙바닥 위에 구멍을 파고 돌멩이로 플레이하는 모습이 관찰된다. 

    이 게임은 서양의 체스와 동양의 장기처럼 전략을 요하는 게임이지만, 

    특이하게도 플레이 보드가 없고 맨 땅에 구멍을 파서 진행되는 것이 큰 특징이다. 

    각 플레이어는 자신의 영역에 일정 수의 돌을 배치하고, 상대방의 돌을 제거하거나 포획하면서 승리를 노린다. 

    게브타는 단순히 오락의 수단을 넘어서 공동체 내 소통과 지혜의 전달 통로로 작용해 왔다.

    게브타의 기원은 기원전 고대 아프리카 문명 시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당시에 부족 간의 전쟁이나 협상을 모의 연습하기 위한 훈련 도구로 사용되기도 했다는 민간 전승도 존재한다. 

    현대에 와서는 나무나 금속으로 만든 보드게임 형태로 상품화되기도 했지만,

    여전히 전통 방식의 '땅 위 보드게임'으로서의 상징성과 문화적 가치가 크다.

    특히 게브타는 지역 축제나 명절 때, 어른들과 아이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놀이로 계승되며,

    에티오피아의 집단문화와 공동체 가치관을 반영하는 매개체로 기능하고 있다.

     


    2. [핀란드의 전통 던지기 게임 '몰키(Mölkky)': 북유럽식 보드게임의 야외 진화]


    핀란드는 유럽에서도 유독 자연친화적이며 실용적인 문화를 가진 나라로 유명하다. 

    그런 핀란드의 놀이문화에서도 그 특성이 잘 반영된 게임이 바로 '몰키(Mölkky)'다. 

    몰키는 보드게임이라고 부르기엔 다소 이질적일 수 있지만, 

    그 구조와 규칙이 철저히 전략과 확률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보드게임의 변형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플레이어는 번호가 적힌 나무 핀을 목표로 던져 점수를 모으며, 정확한 수치 조절과 전략적 계산이 중요한 요소다.

    이 게임은 실내보다는 야외에서 즐기도록 고안되었으며, 

    핀란드 사람들의 자연을 즐기고 공동체적으로 활동하는 문화와 맞닿아 있다. 

    몰키는 단순한 던지기 게임이 아니라, 

    수학적 계산력과 집중력이 필요한 게임이기 때문에 어린이 교육용 게임으로도 활용된다. 

    1996년 한 핀란드 목재 회사에 의해 상품화되었으며, 

    현재는 유럽 전역과 오세아니아, 아시아 일부 국가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북유럽식 보드게임의 진화형으로 평가받는 몰키는, 전통과 현대, 놀이와 교육을 연결하는 독창적인 게임으로 자리잡았다.

     


    3. [중국의 '루주(鹿逐)': 고대 사냥 문화를 담은 시뮬레이션 전략 게임]


    중국의 전통 보드게임 중 잘 알려지지 않은 게임인 '루주(鹿逐)'는 사냥꾼과 사슴의 역할을 

    나누어 플레이하는 불균형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이 게임은 기원전 춘추전국시대의 귀족 문화에서 유래된 것으로, 

    실제 사냥의 움직임을 단순화하여 추상화한 보드 위에서 두 플레이어가 경쟁하게 된다. 

    한 플레이어는 다수의 사냥꾼을 조작하고, 다른 플레이어는 소수의 사슴을 조작하면서 서로의 목표 달성을 저지하는 방식이다.

    특이하게도 루주는 균등하지 않은 말의 수와 행동 범위를 설정하여 고도의 전략성을 요구한다. 

    사냥꾼은 포위 전술을 활용해야 하며, 사슴은 기민한 움직임으로 포획을 피해야 한다. 

    이는 전통적으로 중국에서 중시되었던 병법(兵法)과 지혜의 가치와 직결되어 있다. 

    현대에는 이 게임이 거의 사라졌지만, 

    일부 민속학자들과 보드게임 연구가들에 의해 디지털 형태로 복원되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루주는 불균형 게임 메커니즘의 원형으로서 게임 디자인 분야에서도 연구 가치가 높은 사례로 평가된다.

     


    4. [인도네시아의 '콩칼리콩(Kongkalikong)': 전략과 속임수가 결합된 심리 보드게임]


    인도네시아 자바 지역에서는 '콩칼리콩(Kongkalikong)'이라는 이름의 독특한 보드게임이 존재한다. 

    이 게임은 정확한 보드판보다는 작은 말들과 카드, 그리고 주사위를 활용하는 복합형 보드게임으로, 

    그 핵심은 상대방을 속이고 자신의 의도를 숨기는 데 있다. 

    플레이어는 일정한 목표 지점을 향해 말을 이동시키며, 말의 속성, 주사위 숫자, 카드 효과 등을 조합하여 

    상황을 조작하는 것이 가능하다. 

    따라서 단순한 운이 아니라 심리전이 주요한 게임 요소가 된다.

    콩칼리콩은 이름부터도 속임수를 의미하는 현지어에서 유래했으며, 

    실제로 이 게임은 정치적 은유나 협상 기술을 훈련하는 용도로 사용되기도 했다. 

    자바의 왕족이나 상류층 사이에서 전해져 내려온 것으로, 

    놀이를 통해 인간 관계와 사회적 위치를 모의 실험하던 전통이 엿보인다. 

     

    최근에는 이 게임이 모바일 앱 형태로 재해석되어 다시 인기를 얻고 있으며, 

    그 전략성과 문화적 맥락이 재조명되고 있다. 

    보드게임이 단순한 놀이를 넘어 사회적 학습의 도구로 기능했던 사례로서 큰 의미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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